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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국방·교육
(성명) 언론노조 "지역언론 운명 시계’는 네이버·카카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일정 따라 돌아가지 않는다"
기사입력: 2021/06/21 [17:55]   월드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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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숙 기자

 

 네이버·카카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지역언론 특별심사 접수가 2021년 6월 21일부터 7월 4일까지 진행된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이하 언론노조)은 앞서 성명에서 특별심사가 ‘일회성 시혜’가 아니라 디지털 미디어 판의 최상위 포식자인 포털이 마땅히 수행해야 할 ‘건전한 지역 저널리즘 육성과 건강한 지역 민주주의 발전’을 위한 책무의 하나로 추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네이버·카카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여전히 ‘9개 권역별 1도 1사’를 고수하며 심사를 강행하려 든다. 누군가는 특별심사를 바늘구멍만큼 좁은 포털 입점이라는 문을 열 마지막 기회로 여길 수 있다. 그러나 언론노조는 이번 심사가 좋은 지역언론 만들기의 자양분이 아니라 지역언론의 ‘포털 바라기’를 가속화 한다는 점에서 유감을 표한다.

 

‘1도 1사’ 선정부터 합리적이지 않다.

 

9개 권역 구분 발생 자체가 졸속이다. 네이버·카카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의 지역 안배 기준에 따르면 1천700만가량이 거주하는 인천·경기는 겨우 1개 언론사가 대표하게 된다. 공직선거법의 선거구 유권자 배정처럼 최소한의 인구 비례도 고려하지 않았다. 최악의 상황에선 1개 도에 심사 기준을 충족하는 언론사가 하나도 없을 수도 있다. 이럴 경우 포털은 자격 미달인 지역언론사와 제휴를 맺을 수밖에 없다.

 

심사 뒤탈도 염려된다.

 

‘1도 사’에 선정된 지역언론사가 저널리즘 공적 책무를 잘 수행하는지와 무관하게 지역 내에서 과도한 대표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만약 이 힘을 바탕으로 포털의 ‘1도 1사 완장’을 특권처럼 여겨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좋은 지역언론을 외치며 취재·보도·제작하는 지역언론사들의 활동이 위축될 것이다. 또, 그 완장을 광고나 각종 수익사업의 지렛대로 삼는다면 가뜩이나 얼어붙은 지역언론 생태계에서 새로운 포식자로 군림할 여지도 있다. 지역언론 생태계의 교란은 물론 장기적으로 생태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 이러한 기계적 조건 속의 특별심사라면 결과를 곧이곧대로 지역언론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걱정이 든다.

 

네이버·카카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지역언론의 지역성과 보도의 심층성, 공적 책무 이행 여부 따위를 제대로 평가할 준비도 돼 있지 않다. 제평위 소속 구성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서울 위주 인사들로 포진돼 있다.

 

이 탓에 어떤 지역언론이 지역 현안에 대한 좋은 기사들을 써내고 지역 사회에 공헌하고 있는지 파악할 기초적인 역량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지역별 사안에 따른 심층적 보도들에 대한 평가도 제대로 하기 어렵다. 정성적인 평가가 불가능하다는 얘기다. 정량적 평가에 관해서도 ‘자체 기사 30% 그 중 지역 기사 80%’라는 기준은 관급 보도자료와 지자체 홍보 기사를 쏟아내는 언론과 기획·심층·탐사보도하는 지역언론을 구분할 수 없다.

 

특별심사는 지역언론의 중장기적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지금 지역언론에 필요한 것은 합리적인 심사를 기반으로 한 선순환 구조이다. 지역언론노동자들이 요구한 것도 그런 미디어 생태계 구축이었다. 그러나 이번 특별심사는 한 차례 ‘시혜적’ 입점을 통해 요구 사항들을 무마하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언론노조는 포털과 네이버·카카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특별심사 기준을 다시 세우라. ‘1도 1사’가 아니라 적절한 기준을 세워 언론사가 권역에 상관없이 심사를 제대로 받게 하라.

 

하나. 심사 인원을 재구성하라. 지역 보도로 풀뿌리민주주의에 이바지하는 언론사를 선정하려면 권역별로 지역언론 전문가들이 참여해야 한다. 제평위는 서울 중심주의에서 그만 벗어나라.

 

하나. 일회성 특별심사가 아니라 정기적으로 심사하라. 아울러 지역언론이 포털과 지속적으로 건전한 긴장관계 속에서 지역언론의 미래를 설계하고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예측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라.

 

네이버·카카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 특별심사에 지역언론 운명의 시계를 맞출 수는 없다. 지역언론은 그 자체로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핵심적 요소이다. ‘갈라치기식 특별심사’는 지역언론이 만드는 공론장의 분열을 초래할 것이다. 공론장의 붕괴는 결국 지역민주주의 황폐화로 이어질 것이다. 

 

이미 정치·자본권력이 눈치 볼 정도로 ‘포털 권력’으로 등극한 포털과 네이버·카카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자신들의 행위가 지역언론과 지역민주주의, 지방자치에 어떤 영향을 초래할지 성찰하라.

 

포털과 네이버·카카오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는 지방권력·지역자본·토호를 감시·비판하는 지역언론, 지역민 소통을 위한 더 나은 지역언론, 지역민주주의의 주춧돌이 되는 지역언론을 위한 길이 무엇인지 더 많이 묻고 들으라. 언론노조는 언제든 당신들의 질문에 답할 준비가 돼 있다.

 

2021년 6월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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