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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극협회 비대위 "문체부는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관련 사업자 선정 포함 일체의 진행 멈추라" |
한국연극협회 비대위 "전 세계 어디에도 없을 정체성 없는 국가 대표 공연장 거부한다" |
기사입력: 2022/06/16 [13:02]
ⓒ 월드스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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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숙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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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국립극단 부지(서울 용산구 청파로373, 서계동)에 복합문화공간 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실상 연극인들 의견을 무시한 데 대하여 연극계가 거세게 반발했다.
국립극단(창단 1950년)은 2010년 6월 재단법인으로 출범해 독립한 뒤 2010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서계동을 지키며 ‘3월의 눈’,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소년이 그랬다’, ‘죽고 싶지 않아’ 등 관객에게 사랑받는 여러 작품을 배출해 왔다. 이에 관객들은 매진 행렬을 통해 서계동의 문화 품격을 높여준 국립극단 등 연극인 단체를 직간접으로 응원했으며, 이는 어느새 '예술 역사'로 안착, 국내외에 '한국 연극'을 알리는 중요한 계기가 됐다. 그런데 이러한 연극인들의 노력이 '예술 혼'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일명 '상업 만능주의' 세력에 의해 의해 난도질당할 위기에 처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서계동 복합문화시설 조성 임대형 민자사업』 시설사업기본계획 사업설명회 자료 中 사업위치 및 규모 © 김용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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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는 2022년 5월 25일 현재의 국립극단 부지(서울 용산구 청파로373, 서계동)에 복합문화공간을 건립한다는 내용의 설명회(관련 자료 2022년 1월 25일 게시 : https://www.mcst.go.kr/kor/s_notice/notice/noticeView.jsp?pFlagJob=N&pSeq=16324)를 개최했다.
문체부 주최·한국연극협회 주관으로 진행한 설명회에서 문체부는 민간자본 약1,240억 원이 투입되는 민자사업(BTL) 방식으로 지하 4층 지상 15층, 건물 내부에 극장 5개 등을 구성한 복합문화공간을 2026년 완공 목표로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연극계는 사업 내용과 진행 과정 모두 분노를 표출하며 ▴6월 말 건설 우선업체 선정을 코앞에 두고 정보 공유가 이루어진 점 ▴십수 년간 서계동 부지를 지켜온 연극계(국립극단 등)를 무시하고 다른 장르와 갈등을 조장하고 있는 현재의 사업 계획을 변경·보완할 의지가 없어 보이는 점을 이유로 들며 문체부를 일갈했다.
▲ 『서계동 복합문화시설 조성 임대형 민자사업』 시설사업기본계획 사업설명회 자료 中 대공연장(뮤지컬, 오페라, 콘서트 등 복합용도) © 김용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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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단법인 한국연출가협회 카페에 게재된 성명서 내용 캡처 © 김용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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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연극계는 문체부가 5월 25일 사업 설명회 이후 현재까지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자 서울연극협회, 한국연극연출가협회, 공연예술인노조 등이 잇단 성명서를 발표한 데 이어 6월 13일 한국연극협회 내에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이번 사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로 했다.
비상대책위원회는 ▴위원장 방지영(아시테지코리아 이사장) ▴부위원장 박정의(서울연극협회 회장) ▴위원 신택기(한국연극협회 이사), 이종승(공연예술인노동조합 위원장), 이훈경(한국연극협회 이사), 윤진영(대전연극협회 회장), 전명수(울산연극협회 회장), 정상철(전 국립극단 단장) 등 8명으로 구성했다. 자문위원에는 김윤철, 김정옥, 김미혜, 노경식, 손진책, 정진수, 정중헌, 오현경, 오영수, 이성열, 윤대성, 박웅, 최종원, 허순자 씨 등 14명의 대표원로, 한국연극협회 전 이사장, 역대 국립극단 단장 및 예술감독 중심으로 꾸렸다.
특히 원로 연극인들은 이번 사업이 전액 국고지원이 아닌, 민자사업(BTL)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데 대해 '과거 관료들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예술에 대한 몰이해'라고 개탄하며 "예술을 경제적 사고로 바라보는 관점과 시대를 역행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원로 연극배우 박정자 씨는 "국립극단은 '국립'의 위상에 맞는 곳에 있어야 한다. 국립극단이 국립중앙극장에서 나온 데 대해 아직까지도 가슴 아프다"라고 깊은 안타까움을 표했다.
현장 연극인들 목소리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들은 "국립극단이 다시 국립중앙극장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럴 바에는 이대로가 더 좋다" "국가가 상업주의를 선택했다" 등 다양한 불만의 목소리가 가운데 국립극단 김광보 예술감독은 “연극인들 뜻에 적극적으로 동의하며 문체부와 지속해서 대화하고 논의·협의하는 역할을 하겠다"라고 했으나, 현재까지 문체부는 공식적인 응답 없이 묵묵부답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어 연극인들 공분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에 비대위는 1차 성명 발표를 통해 문체부에 6월 21일까지 답변을 요구하며 전국 지회가 릴레이 성명을 발표하는 등 연극계가 납득할만한 문체부의 대안이 나올 때까지 총공세를 가할 계획이다.
아래는 한국연극협회 비대위 성명(전문)이다.
전국 연극인들은 멀티플렉스 상연관으로 내몰리는 정체성 없는 국립공연장을 거부한다! 문체부는 즉시 응답하라!
우리 연극인들은 2014년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계획 이래 2022년 5월까지 현장 예술인에게 침묵한 문체부의 과묵함에 존경을 표하며 예술인과 전문가들과의 충분한 논의 없는 민자 유치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을 단호히 반대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장의 여러 주체들의 공통된 의견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우리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가능한 방법을 총동원할 것이다.
철학이 부재한 공간은 시멘트 덩어리일 뿐이다.
서계동 자리는 2010년부터 국립극단이 맨바닥부터 갈고 닦아 온 터전이다. 장충동에서 내려와 일구어놓은 매진 행렬의 관객과의 교감은 우수한 창제작 작품개발 시스템에서 기인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공간이 정신을 지배한다.”고 했다. 철학이 부재한 시멘트덩어리가 그동안 이룩한 정신을 모두 파괴할 뿐이다.
멀티플렉스 공연장은 시대역행의 상징일 뿐이다.
전국에는 크고 멋진 웅장함을 자랑하는 공연장들이 수두룩하게 있고, 대부분이 복합문화공간이다. 어떤 장르 공연예술가에게 물어봐도 전형적 공간이다. 수지를 먼저 논하는 곳에 문화는 생성되지 않으며, 예술은 그런 곳에 머무르지 않는다. 국가를 대표하는 랜드마크로서 진정한 국민의 예술향유가 발생하는 공간성에 대해서 자각해야 한다. 동시대적 사고와 미래를 여는 예술적 상상력이 가능한 공간이 아니라면 예술가도 관객도 이곳에서 치유될 수 없다.
문체부는 잊지말라! 예술가는 정책 집행의 수동적 대상이 아닌 정책 결정의 주체임을!! 문체부는 멈춰라!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관련 사업자 선정을 포함한 일체의 진행을!! 문체부는 위의 요구에 대해 6월 21일 오후 12시까지 반드시 응답하라!!
2021년 6월 16일 한국연극협회 범 연극인 비상대책위원회 비상대책위원회(9) 위원장 방지영(아시테지 코리아 이사장), 부위원장 박정의(서울연극협회 회장), 신택기(한국연극협회 이사), 이종승(공연예술인노동조합 위원장), 이훈경(한국연극협회 이사), 윤진영(대전연극협회 회장), 장은수 (한국연극편집주간), 전명수(울산연극협회 회장), 정상철(전 국립극단 단장)
비상대책위원회 자문위원회(13)
권성덕(전 국립극단 단장), 김윤철(전 국립극단 예술감독), 김정옥(대한민국예술원, 연출), 김미혜(평론), 노경식(극작가), 박웅(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손진책(전 국립극단 예술감독), 오영수(전 국립극단 단원), 정진수(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정중헌(전 월간한국연극 편집위원), 오현경(대한민국예술원, 배우), 윤대성(대한민국예술원, 극작), 최종원(전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허순자(전 평론가협회 회장, 현 국립극단 자문위원)
(사)한국연극협회 16개 지회
강원도연극협회, 경기도연극협회, 경상남도연극협회, 경상북도연극협회, 광주연극협회, 대구연극협회, 대전연극협회, 부산연극협회, 서울연극협회, 울산연극협회, 인천연극협회, 전라남도연극협회, 전라북도연극협회, 제주연극협회, 충청남도연극협회, 충청북도연극협회) (사)아시테지코리아(국제아동청소년연극협회 한국본부), 공연예술인노동조합, (사)무대예술전문인협회, (사)한국극작가협회, (사)한국소극장협회, (사)한국연극배우협회, (사)한국연출가협회, (사)한국여성연극협회, (사)한국연기예술학회 9개 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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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문체부의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추진은 과거 박근혜 정부 때부터 문재인 정부를 거쳐 현재 윤석열 정부까지 이어져 온 사업으로 문체부 홈페이지에서 검색어 '서계동' 검색 시 진행 과정을 알아볼 수 있다. 국립극단이 국립극장이 있는 장충동에서 현재 서계동으로 이전하게 된 계기는 이명박 정부 때부터로 이 역시도 문체부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문체부는 사업 핵심 당사자인 연극계와 긴밀한 소통은커녕 사실상 이들을 무시하는 행위를 지속하면서 많은 연극인의 집중 뭇매를 맞고 있다.
다음(↓)은 문재인 정부 때부터 윤석열 정부(현재)까지 이어진 국립극단 부지 공연장 조성 관련 소통과정이다.
■ 2022년 2월 4일 ● 국립극단, 서계동 건설 관련 연극계 간담회 진행 ㅇ주최 문화체육관광부 ㅇ주관 국립극단 ㅇ참석 : 문화체육관광부 5인, 국립극단 2인, 연극계 인사 6인 (당일 불참 5인) ㅇ내용 :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 추진계획」에 관한 주무관의 설명 ▴참석자 전원 서계동은 국립극단 전용공간이어야 한다고 주장함 ▴연극계 숙원인 어린이청소년 전용극장 필요성 주장
■ 2022년 3월 30일 ● 국립극단, 연극인의 입장 전달 ㅇ참석 : 문화체육관광부 예술정책국장, 국립극단 예술감독 ㅇ내용 : ▴2월 24일 연극계 간담회에서 나온 주요 의견 재정리,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서계동은 국립극단 전용공간이어야 한다 / 전액 국고지원이 아닌, BTL방식에 대한 연극계의 우려 사항 / 건물 설계 시 문화체육관광부, 국립극단, 설계사 공동으로 검토·논의·협의할 수 있는 체제 필요 / 어린이청소년극장 확보 및 분리 독립 필요 등)
■ 2022년 5월 2일 ● 국립극단, 한국연극협회 간담회 ㅇ참석 : 국립극단 예술감독,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ㅇ내용 : ▴2월 24일 연극계 간담회 진행 내용 설명 ▴<3월 30일 연극인의 입장 전달> 문화체육관광부에 전달한 내용 설명 ▴현재까지도 많은 연극인은 서계동 건설 사업 모르고 있음 ▴연극계 전체의 의견 취합이 필요한 상황 ▴한국연극협회에서 역할을 해주면 국립극단은 그 안을 가지고 문화체육관광부와 논의·협의 진행 약속
■ 2022년 5월 3일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연극협회 간담회 ㅇ참석 : 문화체육관광부 2인, 한국연극협회 3인 ㅇ내용 : ▴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 추진계획」 설명 ▴이 사업에 대해 연극인의 이해와 함께 입장 확인 필요 ▴한국연극협회에서 주도적으로 설명회 준비 및 의견 취합해 역할해주길 요청
■ 2022년 5월 25일 ● 문화체육관광부,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 추진계획」 설명회 ㅇ주최 문화체육관광부 ㅇ주관 한국연극협회 ㅇ협조 국립극단 ㅇ참석 : 문화체육관광부 4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인, 국립극단 10인, 현장연극인 30여명 ㅇ내용 : ▴「서계동 복합문화공간 조성 사업 추진계획」에 관한 연구원의 설명 ▴현장 연극인들의 다양한, 강력한, 격앙된 우려 사항 논의 ▴향후 본 사안에 대해서는 한국연극협회에서 일임하는 것으로 협의
■ 2022년 5월 31일 ● 서울연극협회, 복합공연장 조성 반대 성명서 발표
■ 2022년 6월 3일 ● 한국연극협회, 문화체육관광부 간담회 ㅇ참석 : 문화체육관광부 2인, 한국연극협회 4인 ㅇ내용 : ▴설명회 이후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연극협회의 입장 논의 ▴대학로 현장 연극인들의 분위기 전달
■ 2022년 6월 6일 ● 서울연극협회, 공청회 개최
■ 2022년 6월 9일 ● 공연예술인 노동조합, 성명서 발표
■ 2022년 6월 10일 ● (사)한국연출가협회, 성명서 발표 ● 한국연극협회, 온라인 이사회에서 비대위 구성 동의 및 긴급 이사회 개최 결정
■ 2022년 6월 13일 ● 한국연극협회, 온라인 긴급 이사회 개최
■ 2022년 6월 14일 ● 한국연극협회, 비대위 1차 회의 진행 및 성명서 발표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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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숙 기자 ws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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