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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 경험과 인권 활동의 출발
실비아아칸(Sylvia Acan)은 1987년부터 이어진 신의 저항군(Lord’s ResistanceArmy, LRA)과 우간다 정부군 간 무장 분쟁 속에서 13세의 나이에 LRA에 납치되어 약8년간 억류됐다. 이후 지역사회로 복귀한 뒤 학업을 이어가며 대학에서 사회복지학과 행정학을 전공했고 분쟁 피해 경험을 바탕으로 피해생존자의 권리회복을 위한 인권활동을 시작했다.
우간다북부지역은 장기 간 내전으로 대규모 강제이주, 성폭력, 아동 납치 등 구조적인 인권 침해가 발생한 지역으로 전쟁 후에도 생존자들은 빈곤, 사회적낙인, 공동체단절 등의 문제를 지속해서 겪어 왔다. 이러한 환경은 수상자가 인권활동을 시작하게 된 직접적인 배경이 됐다.
실비아아칸은 2000년부터 2006년까지 노르웨이난민위원회(Norwegian Refugee Council)에서 근무하며 우간다북부지역의 국내실향민캠프에서 활동했다. 그는120개 이상의 캠프에서 식량배급, 수혜자관리, 프로그램운영을 담당하며 분쟁 피해 주민들의 생존과 생활 유지에 직접적으로 이바지했다. 이 과정에서 축적된 현장경험은 이후 그의 활동이 단순한 지원을 넘어 지역사회 회복과 권리중심 접근으로 확장하는 기반이 됐다.
‘골든우먼비전인우간다(Golden Women Vision in Uganda, 이하GWVU)’ 설립과 성장
2011년 실비아아칸은 생존자중심단체인 ‘골든우먼비전인우간다(Golden Women Visionin Uganda, GWVU)’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생존자 주도의 지역기반조직으로 초기 84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현재는 굴루(Gulu)지역을중심으로 920명 이상의 여성생존자가 참여하는 조직으로 성장했다. GWVU는 단순한 지원 단체가 아니라 참여자들이 서로를 지지하고 협력하는 공동체를 형성해 삶을 재구성해나가는 구조를 가진다는 점에서 특징을 가진다.
생존자 회복을 위한 활동은 심리사회적 지원과 치유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GWVU는 트라우마상담, 음악치유, 스토리텔링 프로그램 등을 통해 참여자들이 자신의 경험을 안전하게 공유하고 심리적 회복을 도모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200명 이상 생존자가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러한 과정은 개인의 경험을 드러내고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환경을 조성함으로써 사회적 낙인을 완화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또한, 생계회복과 경제적 자립을 위한 지원이 병행되고 있다. 실비아아칸은 제빵, 재봉, 비누제작, 공예 등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운영해 600명 이상의 여성과 청소년이 소득창출활동에 참여하도록 지원했다. 이러한 활동은 참여자들이 경제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개인의 역할을 회복하고 공동체 내 참여를 확대하는 데에도 일정 부분 이바지하고있다.
이와 함께 공동체재 통합과 사회적 관계 회복을 위한 활동도 지속하고 있다. GWVU는 지역사회대화, 중재, 방문 활동 등을 통해 전쟁 이후 약화된 가족 및 공동체 관계를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미망인과 강제이주 여성들이 겪는 토지 분쟁 문제와 관련해 법률 연계 및 상담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개인의 회복을 넘어 지역사회 차원의 관계회복으로 이어지는 기반을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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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광주인권상 수상자 실비아 아칸(Sylvia A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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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실현과 정책 변화에 대한 이바지
실비아 아칸은 지역 사회활동을 넘어 분쟁 피해 생존자의 권리가 제도적으로 보장되도록 하는 활동에도 참여해 왔다. 피해자에 대한 정부 차원의 배상이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그는 우간다의회에 피해자 배상 관련청원을 제출하고 ‘국제이행기정의센터(InternationalCenter forTransitionalJustice)’와 협력 등을 통해 관련 정책 논의에 참여해왔다. 이러한 활동은 해당 사안이 의원 발의법안 형태로 추진되도록 하는 데 이바지했으나, 현재 입법과정이 지연되어 향후에도 관련 활동을 지속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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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광주인권상 수상자 실비아 아칸(Sylvia Acan) © 김용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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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그는 피해회복이 단순한 금전적 보상에 그치지 않고 심리적 치유와 공동체회복, 사회적 인정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지속해서 제기해왔다.
국제인권네트워크활동
실비아 아칸은 ‘전쟁 성폭력 피해 생존자 국제적 네트워크(Global Network ofVictims and Survivors to End Wartime Sexual Violence, SEMA)’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국제사회에서 생존자의 경험과 요구를 전달하는 역할을 수행하고있다.
2024년에는 국제형사재판소(ICC) 노예범죄정책 마련을 위한 국제협의에 참여해 납치·구금·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의 의견이 제도에 반영될 수 있도록 이바지했으며 같은 해 국제적십자위원회(ICRC)의 낙인 감소 모델 개발 논의에 참여해 우간다 북부 지역의 사례를 공유하는 등 국제인도주의 정책 논의에도 참여해왔다. 아울러 국제형사재판소 관련 배상심포지엄에 참여해 분쟁피해 생존자의 상황에 부합하는 배상 방식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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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6 광주인권상 수상자 실비아 아칸(Sylvia Acan) © 김용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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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에는 태국 방콕에서 개최한 아시아 지역 분쟁 관련 성폭력 피해 생존자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해 각국 생존자들과 경험을 공유하고 공동의 대응 과제를 논의했고 미얀마 분쟁 관련 성폭력 문제를 주제로 한 국제 패널에 참여해 생존자 주도의 운동이 정의 실현 과정에서 가지는 의미를 강조했다.
이처럼 실비아 아칸은 국제회의, 정책 협의, 생존자 교류 프로그램 등 다양한 국제적 활동을 통해 이행기 정의 실현과 생존자 중심 접근의 필요성을 지속해서 제기하며 분쟁 피해자들의 권리 보장을 위한 국제적 논의에 참여해 왔다.
수상경력
실비아 아칸의 활동은 국제적으로도 평가를 받아왔다.
그는 2018년 평화와 정의를 위해 활동하는 여성 인권 활동가를 기리는 '김복동 평화상'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유나이티드 릴리전스 이니셔티브(United Religions Initiative, URI)’로부터 평화 구축과 생존자 옹호를 통한 종교 간 대화 증진에 이바지한 공로로보울스 어워드(Bowels Award)를 수상했다. 이는 그의 활동이 지역을 넘어 국제사회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로 인정받고 있음을 보여준다.
실비아 아칸은 분쟁 경험 이후 지역사회 회복, 생존자 지원, 경제적 자립, 정책 옹호, 국제연대활동을 지속해서 수행해 온 인권활동가이다. 그의 활동은 개인의 경험을 출발점으로 해 공동체 회복과 제도 개선으로 확장해 왔으며 특히 생존자 중심 접근을 기반으로 한 지속 가능한 회복 모델을 구축해 왔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러한 그의 활동은 공동체 기반 회복과 연대의 실천이라는 측면에서 5·18민주화운동이 지향하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와도 맥락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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