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의무후송 작전 능력 향상 위해 민∙관∙군이 협력해 조종사 출동 횟수와 환자 구조 경험을 늘려야 한다"(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대당 263억 원을 들여 도입한 군 의무후송전용핼기 8대가 2023년 기준 출동 횟수가 89회, 일 평균 0.25회에 불과하다. 같은 기간 소방헬기 2대 구급 출동 횟수의 1/3 수준에 불과하다"(유용원 국회의원)
국민의 혈세로 도입한 군 메디온 응급 이송 헬기가 제대로 활용 못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 군이 도입한 메디온 응급 이송 헬기는 대당 263억 원, 총 수천억 원을 들여 도입한 국군 의무후송 전용 헬기다.
국회 국방위원회 국민의힘 유용원 국회의원(비례대표)이 국군의무사령부와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군 응급환자 이송용으로 도입한 '메디온'(KUH-1M) 헬기 8대의 출동 횟수가 경기소방재방본부가 운영 중인 소방헬기 2대의 1/3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메디온 헬기는 우리 군이 응급환자 발생 시 신속 후송을 위해 2020년 최초 도입했다. 그러나 2023년 메디온 응급 헬기 출동 횟수는 89회, 일 평균 0.24회, 2024년 출동 횟수 143회, 일 평균 0.39회 수준에 불과했다. 유용원 국회의원은 "8대의 메디온 헬기를 보유한 의무후송대대가 평균 사흘에 한 번꼴로만 응급환자 이송 임무에 투입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국군 의무후송대대가 위치한 용인시의 경기도119특수대응단 소속 소방헬기 2대는 2023년 한 해에만 296회 출동했다. 경기도119특수대응단 소속 소방헬기 2대의 구조 출동 기록은 같은 기간 메디온을 운영하는 우리 군 의무후송대 대비 세 배 많은 응급환자를 이송했다.
최근 5년간 119특수대응단의 총 출동횟수는 4,602회다. 같은 기간 군 의무후송항공대의(496회)의 9배 수준이다. 경기도119특수대응단은 2001년 당시 AS365 소방헬기를 81억 원, 2010년 당시 AW-139 소방헬기를 120억 원에 도입해 응급환자 이송 업무에 투입하고 있다.
이렇게 첨단 응급 헬기를 보유한 우리 군이 응급헬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용원 국회의원은 크게 ▴우리 군의 응급 환자 발생 시 신속하게 후송해야 하는 규정 어김 ▴ 군 헬기 조종사 숙련도 부족으로 군 환자 발생 시 응급 헬기 사용 제약을 이유로 지목했다.
2024년 5월 육군 제12보병사단 신병교육대에서 한 훈련병이 군기 훈련을 가장한 가혹행위를 통해 사망한 사건에서도 환자는 즉각 후송 조치를 시행하지 않았다. 골든타임을 놓친 후에야 40km 거리에 위치한 속초의료원(40km)과 강릉아산병원(68km)으로 지상 전원했다. 이는 국방 환자관리 훈령 제36조 제1항 제1호에서 명시한 '즉각적인 전문처치가 필요한 응급환자는 헬기를 이용해 신속히 후송해야 한다'라는 규정을 지키지 않은 사례다.
또한 2024년 11월 강원 홍천군 아미산 비탈길에서 굴러떨어져 부상당한 일병을 구출하기 위해 메디온 헬기가 출동했다. 하지만 약 1시간가량 사고 상공을 맴돌다 구출에 실패해 뒤늦게 119 소방헬기가 출동하는 사건도 있었다. 부상당한 일병은 사고 당시 대화도 가능했지만 결국 후송이 늦어지면서 심정지로 사망했다.
유용원 국회의원은 의무후송항공대 메디온 헬기 조종사 숙련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의무후송항공대에서 근무 중인 군 간부 헬기 조종사 14명 (가군 군무원 제외) 중 비행시간 1,000시간을 초과한 인원은 단 1명에 불과하다. 또한 이들 중 단 한 차례도 실제 후송 출동을 나간 적이 없는 인원이 5명에 달했다.
유용원 국회의원은 "45만 군을 위한 응급 후송 체재의 일환으로 무려 8대의 메디온 헬기를 도입했다. 하지만 이들 헬기는 평시 군 장병조차 제때 후송하지 못하는 실정인데 전시나 대규모 재난상황에선 어떻겠나"라고 질타했다. 국방부 국정감사장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 또한 “전시 우리 군의 의무후송 작전을 위해 평시 민·관·군 협력을 통한 응급 출동 및 환자 구조 경험이 중요하다"라고 답했다.
이어 유용원 국회의원은 "수천억 원의 국민 혈세를 들여 도입한 헬기 8대가 사실상 장식품처럼 세워져 있다"라며 "이제는 보여주기식 출동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장병과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운용체계를 만들어 소방당국, 지자체와의 유연한 연계를 통한 민간 응급환자 이송까지 지원∙확대함으로써 의무후송항공대의 운용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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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풍에도 불구하고 응급환자를 이송한 군 헬기 '메디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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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용원 국회의원이 우리 군을 아끼고 발전을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한 지적 속에서도 의무후송항공대 소속 전 장병은 최선을 다하고 있다. 2025년 10월 19일 서해5도로 알려진 옹진군 대청도 보건지소에 50대 여성이 뇌졸중 의심 응급환자가 내원했다. 육지 병원으로 이송이 시급한 당시 옹진군 전역은 강풍주의보 상태로 소방항공대의 헬기 운항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에 119 종합상황실은 국군의무사령부 의료종합센터에 이송 지원을 요청했다. 경기 용인 의무후송항공대는 '메디온'(의무수송헬기)을 투입해 강풍을 뚫고 뇌졸증 환자를 인하대병원으로 후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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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전국군병원에서 환자를 돌보고 있는 이국종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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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도 의무후송항공대 등 군 의료 인력의 열악한 근무 실태와 관련 "현재의 틀을 깨지 않으면 임무를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라며 "항공의무후송 작전 능력 향상을 위해 민∙관∙군이 협력해 '메디온' 출동 횟수와 환자 구조 경험을 늘려야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는 생각을 전했다.
국군대전병원 이국종 병원장은 2025년 10월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방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국군의무사령부 의무후송항공대 소속 메디온 헬기들의 출동 건수가 119 등 민간 응급 구조 헬기보다 적은 이유를 밝혔다.
이국종 국군대전병원장은 "소방항공대, 해경 등에 있는 베테랑 항공사들이 군에 있는 현역들보다 당연히 비행시간 자체가 많고 경험이 뛰어난 것은 사실"이라며 "군에서 복무하고 있는 헬기 조종사는 항공작전사령부 등에서 대부분 양성하고 있다. 응급구조 헬기 특성상 민관군 합동으로 항공 플랫폼을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국종 병원장은 "조종사가 의무항공대로 발령받으면 평시에도 전시처럼 새벽 2~3시에도 대기하며 실전에 임하는 등 극심한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대기 시스템 등을 효과적으로 개선해서 군 응급헬기 '메디온' 조종사들이 다양하게 출동하는 경험을 쌓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또 이국종 병원장은 최근 국군대전병원에서는 항공 거점으로서 블랙호크 7대를 동시 기동할 수 있게 세팅했다"라며 "의료 수송 헬기가 2~3대 이상 동시 기동하는 건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에서도 할 수 없는 군 만의 독창적 영역"이라며 군 내에서도 열심히 군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 다만 시스템과 부족한 군 응급 구조 헬기 조종사에 대한 경험은 민∙관∙군이 협력해야 한다는 대안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즉 현재 우리 군은 심각한 숙련 간부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이제 군 내부의 노력만으로는 이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공통된 의견이다. 군 의료 헬기를 능숙하게 조정해 부상을 당한 우리 군과 국민을 구하기 위해서는 민∙관∙군의 협력 특히 군에서 오랜 경험을 쌓고 민간에서 활동하는 소방청 등에서 활동하는 헬기 조종사들과의 긴밀한 교류와 정보가 중요하다. 우리 군도 내부 자체적으로만 문제를 해결할 것이 아니라 민∙관∙군 협조체제를 굳건히 해 소중한 군 장병과 국민을 살리는데 이바지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아울러 군에서도 부상당한 긴급 장병을 구조하는 데 있어 보고에만 급급해 골든타임을 놓치는 실수를 더 이상 만들면 안 되겠다. 국민과 군에 있는 우리의 아들과 딸이 온전하게 치료를 받는 안전 우선 인식가 시스템의 전환이 필요하다.
최인갑 기자 wsnews@daum.net